음악 프로듀싱에 있어 모니터링 환경은 정말 중요하다(고 들었다).

하지만 나는 굉장히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나처럼 흡음, 방음 환경에 신경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테고,

협소한 공간이라서, 혹은 금전적인 문제로

모니터 스피커로 작업할 수 없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번 포스팅에선 그런 사람들을 위해

가성비 모니터링 이어폰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1년 이상 사용했더니 마감이 조금 벗겨진 걸 볼 수 있다.)

 


 

모니터 스피커는 결코 저가가 아니며,

입문자들에게 추천하는 모델들도 금액대가 꽤 나간다.

더군다나 나처럼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혹시나 이웃에게 피해가 갈까 적정 데시벨로 작업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헤드폰 쪽으로 가야 할까?' 하며 고민을 하던 와중

현직 프로듀서/엔지니어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돌아오는 답변,

"너 어차피 스피커든 헤드폰이든 200 들여도 그 소리 못 들어. 이 이어폰 사."

현직 엔지니어가 추천한 이어폰. 소니캐스트 디렘 E3을 소개해보겠다.

 


 

나도 처음엔 헷갈렸던 부분인데,

소니캐스트는 소니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회사이다. (...)

소니캐스트는 우리나라 회사이며,

디락 시리즈부터 저가 이어폰 시장에서

혁신적인 성능으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사용한 지 1년이 넘었지만 박스가 남아있다.

패키징은 굉장히 단순한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고가의 이어폰도 아니고,

나에게는 이어폰 포장이 그리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 충분히 만족했다.

 

(분명히 처음에는 무광이었는데... 왜 가운데만 유광...)

이렇게 세 가지 크기의 이어팁이 제공된다.

참고로 나는 중간 크기를 쓰고 있고,

어지간한 이어폰은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 무난한 귓구멍이다.

사용하다 보니 이어팁에 먼지가 조금 잘 붙지만,

가방에 넣거나 하지 않고 한 곳에 놔두고 계속 사용하니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제 귀 아닙니다)

디자인은 드라이버의 크기로 인해

착용 시 귀 밖으로 상당히 튀어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어차피 밖에서 쓸 거 아니니 상관없다) (에어팟 프로 짱짱맨)

 

ㄱ자 플러그이며, 플러그부터 좌우 케이블이 나뉘는 부분까지는 패브릭,

그 위로는 일반 고무 케이블이다.

오른쪽 이어폰 케이블에 마이크와 볼륨 조절 장치가 있다.

왜 테이프가 감아져 있는지는 조금 뒤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착용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처음 구매할 때 디락 시리즈가

착용감이 뛰어나지 않다는 후기가 많아 걱정했으나,

디렘 E3에서는 많이 개선되었다는 평이 많았다.

이어팁이 실리콘 중에서는 적당히 단단한 편이라

처음 착용 시에는 약간의 피로감을 느꼈다.

(근데 사실 어떤 이어폰이든 8시간 끼고 있으면 귀 아프다.)

현재는 귀가 적응해 어떠한 불편함도 없다.

귀에 단단히 고정되어 잘 빠지지 않고,

그렇다고 귀에 압력이 크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또한 차음성이 굉장히 좋다.

이 이어폰을 끼고 작업을 하고 있으면

거실에서 가족이 아무리 크게 소리를 질러도 일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가족이 이어폰 빼라고 소리치며 등짝을 때릴 수 있으니 조심하자)

 


 

이어폰 소리를 처음 들어보고 느낀 점은

놀랍도록 소리가 명료하고 깔끔했다는 점이다.

나는 음향 전문가도 아니고

아마추어 중에서도 귀가 트여 있다고 결코 자부할 수 없어서

전문가스러운 비교와 분석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여러 번들 이어폰부터 30만원대 이어폰까지

다양하게 사용해 본 경험 중에서도

이 가격대에서 이 이어폰은 정말 독보적이다.

도저히 3만원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선명도를 보여주며,

큰 악기들 사이에 숨은 정말 작은 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었다.

다만 모니터링용 이어폰이 지향해야 할 플랫한 사운드와 비교하면

저음이 아주 조금 강조되어있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같은 소니캐스트 제품 디렘 KASA라는 제품이

더 모니터링에 적합하다고 들었지만,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조금 더 비쌌던지라

이왕 가성비로 가는 김에 디렘 E3를 구입했다.

 


 

(줄이 두 개면 3극, 세 개면 4극이다.)

처음 이어폰을 구매한 후, 3.5 5.5 변환젠더를 이용해

오인페에 아무리 잘 맞춰 끼워도 소리가 이상하게 들렸다.

이어폰이 살짝 빠졌을 때 보컬 없이 반주만 나오는듯한

그 기묘한 소리만 계속 나왔다.

'내가 오인페 세팅을 잘못했나...?' 하며

아무리 만져도 해결을 못해 한참을 헤매다

한참의 인터넷 검색 끝에

디렘 E3 이어폰이 4극이고 커넥터는 3극이어서 그렇다는 정보를 찾았다.

4극은 마이크 기능이 있는 이어폰에 사용된다.

3극 이어폰을 새로 사야 하나... 변환 젠더를 또 사야하나...

고민하던 순간,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3극으로 인식된다는 글을 찾았다.

정말 버튼을 눌러놓으니 정상적인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버튼을 누른 채로 마이크 단자에 테이프를 감아 고정해놓은 것이다.

어차피 집에서만 사용하는 이어폰이니

겉보기는 크게 개의치 않고 잘 사용 중이다.

 

지금은 소니캐스트 홈페이지에 디렘 E3가 보이지 않는다.

단종된 건지 모르지만, 아직 여기저기 물량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디락 mk2와 디락 PLUS mk2는 여전히 소개되어 있다.

디락 mk2는 E3보다 저음이 조금 더 풍성,

디락 PLUS mk2는 저음이 조금 덜하다고 알고 있다.

 

 

디렘 E3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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